2015.07.20 - 2015.07.23

여행의 기록 #1

 

 

밤을 새고 아침 비행기를 타고 대략 3시간을 날아 도착한 치토세 공항.

잠을 안잤는데도, 어쩐지 이때만 해도 별로 피곤하지가 않았다.

 

일단 공항에서 삿포로 역까지 가는 급행 티켓을 끊고(1070엔)

승강장으로 내려가니 바로 열차가 와있었다. (이때부터 나답지 않게 쭉- 교통 운이 좋았음)

삿포로역까지도 얼마 안걸렸던 것 같다... 잘 기억이 안나지만 3-40분 걸렸던 것 같은 느낌.

 

 

 

7년 만에 다시 온 삿포로 역.

날씨가 좋은 척 하고 있지만, 이날의 일기예보는 '구름많음'으로 하늘에는 어두운 색 구름이 잔뜩 있었고,

(자전거를 타야하는)다음날도, 다다음날도 흐림과 비 예보가 있어서, 시작부터 날씨 걱정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일단 다음날 비에이와 후라노에 가기 위한 프리티켓을 사야했기 때문에

삿포로 역 내에 있는 트윙클 플라자에 먼저 들렀다.

평일인데도 휴가철이고 라벤터가 만개한 시즌이라 내국인 관광객이 제법 있었음..

번호표를 뽑고 차례를 기다려, 후라노·비에이 프리티켓을 사고(5550엔), 후라노·비에이 안내 팜플렛과 한국어로 된 삿포로 시내 지도를 받았다.

 

트윙클 플라자 직원 분이 프리티켓 사용방법을 설명해주면서

잘못해서 프리구간이 아닌 곳의 역으로 나가버리면 B권이 회수되어서 이걸로 삿포로에 돌아오지 못하게 되니 주의하라고 신신당부했는데..

딱히 프리구간 밖으로 나갈 일은 없을 것 같다.

 

 

프리티켓은 사용 방법이 헷갈려서, 한참을 찾아봤던 건데,

요는,

1. 삿포로에서 특급열차로 갈 수 있는 프리구간 역인 아사히카와까지 가는데 사용할 수 있는게 A권(아사히카와 역에서 회수됨)

(A권으로 특급열차의 자유석에 앉아 갈 수 있음 <- 조금 빨리 가는게 좋음. 열차시간 맞춰 갔다가는 아사히카와까지 서서가는 수가 있다..)

2. 프리 구간인 비에이와 후라노 지역의 보통 열차를 탈 때 쓰는 것이 B권(열차를 내릴 때 보여주면 됨),

3. 아사히카와에서 다시 삿포로로 돌아올 때 쓰는 것도 B권(삿포로 역에서 회수됨)

인 것이다.....

 

근데 이게 다른 사람의 텍스트로만 보려니까 어, 그러니까, 어떻게 하는거라고?하고 별로 안와닿는 거임.. ㅜ

(특급열차를 탈 수 있다는거야 아니라는거야? 특급열차가 어디까지 간다고? 보통 열차가 서는 역이 어디어디야? 표는 어디서 내면 되는거지? 노롯코 열차는 그냥 타면 되는건가? 등등...)

 

어쨌든 친절한 직원 분의 설명으로 대충 이해함...

 

이 프리티켓은 라벤더가 피는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티켓이라

판매 기간과 금액은 매년 JR 홋카이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www.jrhokkaido.co.jp/)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는 게 싫어서 일정내내 같은 호텔에 머물렀는데

여기 다시는 가지 않을 것.

 

나는 좁아도 괜찮으니, 침구와 욕실이 깨끗할 것-이 숙소를 구하는 최우선 조건인데

여기는.. 침구와 욕실의 위생상태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침구는 엄청 지저분해!까지는 아니고, 냄새도 안났는데.. 미묘하게 얼룩이 있다거나..하는 정도였지만

욕실은 일단 곰팡이 냄새...^_T

욕실에 있는 헤어드라이기가 곰팡이에 쩔어있어.. 덕분에 일정 내내 드라이기 못쓰고 자연건조 했다..

 

아고다 평점이 매우 높은 곳이었는데, 검색에 걸린 블로그 포스팅에서도 평이 좋았었는데, 이것도 저것도 믿을 게 못되는구나 싶었던 곳.

(스스키노 근처의 삿포로 토부 호텔임)

 

장점은 위치가 좋다 << 이거 하나.

 

비지니스 호텔은 역시 치선, 치선입니다.. (치선 호텔 신봉자)(뭐 받은 거 없음)

 

 

위치는 정말 좋다. 호텔에서 나가면 테레비 탑이 보이고, 스스키노도 바로 근처. 츄오버스 터미널도 바로 옆이다.

하지만 다신 안 갈 것임.

 

 

 

 

짐을 대충 풀어놓고 호텔에서 몇 블럭 떨어져있는 곳에 있는 가라쿠에 왔다.

스프카레를 꼭 먹어봐야지 하고 있었기 때문에.. :9

 

런치와 디너 사이에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시간을 잘 보고 가야 한다.

위치와 영업시간은 여기 (http://www.s-garaku.com/s/access.php)

 

식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는데도 유명한 곳이라 역시 웨이팅이 있었음.

두 테이블 정도 기다리고 있어서, 이름 적어놓고 잠깐 기다렸다가 들어갔다.

 

 

부드러운 닭다리와 야채 스프카레를 시키고,

매운 정도는 5까지, 라이스 양은 중까지 추가금 없이 고를 수 있다고 되어 있어서 5에 중으로 주문 :9

 

사실 일본에서 매운 거라고 먹은 것 중에 진짜 매웠던 게 별로 없어서..

(맵다기 보다는 맛이 강하고 짠 경우가 대부분) 이것도 그렇거니 했다.

 

역시나 별로 맵지 않음 ㅋㅋㅋ

하지만 나와 같은 것을 시켰던 옆 테이블 커플은 맵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허덕허덕 먹고 있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어쨌든, 이게 진짜 맛있어서 삿포로에 있는 동안 다시 한번 와야지 하고 있었는데 결국 못갔다.

닭고기도 정말 부드럽고, 같이 들어있는 야채가 진짜 너무 맛있었다. 브로콜리에는 무슨 짓을 했는데 이렇게 맛있지?

레몬을 살짝 뿌려서 먹는 밥은 뭘 넣었는지 약간 노란색이었는데 묘하게 달착지근한 것이 小로 시켰으면 엄청 아쉬울 뻔 했다.

맛있어 !!

 

계산할 때 보니까, 집에서도 먹을 수 있도록 레토르트 제품을 팔아서 하나만 샀다.

바로 히츠지가오카에 갈 생각이어서, 가방을 무겁게 하고 싶지 않아서 하나만 샀는데..(이때는 한 번 더 갈거라고 생각해서 나중에 더 사야지 하고 있었음 ㅜㅜ)

더 살걸 그랬어..

 

 

 

점심 먹고, 원래 첫 날엔 아리오 쇼핑몰과 삿포로 팩토리에 들리려고 했는데

날씨가.. 첫 날이 그나마 가장 화창한 날일 것 같아서 급하게 일정을 바꿨다.

쇼핑은 비오는 날에 해도 되니까...(그래서 셋째날에 갔는데 진짜 비 왔음 ㅇ<-< )

 

 

히츠지가오카 전망대는 토호센을 타고 종점 후쿠즈미 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고 가거나

삿포로 역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 되는데, 삿포로 역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거의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밖에 없다..

 

가라쿠 근처의 호스이스스키노 역에서 토호센을 타고 후쿠즈미 역으로 가기로 함.

 

하지만 방향치는 어쩐지 호스이스스키노가 아니라 스스키노 역으로 들어가버리고..(여긴 토호센이 아님 ㅜㅜ)

스스키노 역으로 들어갔더니 오오도리 역까지 지하쇼핑몰로 연결이 되어 있길래

그냥 쇼핑몰 구경하면서 오오도리까지 걸어가서 오오도리 역에서 탔다.. (오오도리역은 토호센, 토자이센, 난보쿠센의 환승역)

 

후쿠즈미 역 3번 출구로 나가면 버스 터미널과 이어진다.

버스 터미널 4번 플랫폼에서 츄오버스 후쿠84번 버스를 타면 이 버스의 종점이 히츠지가오카 전망대.

 

버스비가 210엔이었는데, 잔돈이 없어서 300엔을 넣었더니

버스 기사님이 잔돈 없다고, 앞주머니에서 펜과 종이 다발을 꺼내시더니 이런 티켓을 끊어 주셨다.

내려가는 버스 탈 때 돈 대신 내면 된다고, 펜으로 슥슥 금액이랑 날짜랑 적어섴ㅋㅋ...

이 나라는 이상한 데에 아날로그 시스템이 남아있다. (교통 카드가 있긴 하지만..)

평소에 카드로 버스 타고 다니다가 이런 수기 종이 티켓을 받으니까 재밌고 약간 이상한 기분ㅋㅋ 이게 뭐람ㅋㅋㅋㅋ

 

 

히츠지가오카 전망대는 예전에 왔을 때 너무 좋았어서, 다시 온 곳 :)

탁 트인 전망도 좋고, 약간 높은 곳이라 그런지 바람이 더 시원하고

 

양이 있다. 양!!

 

 

근데 양 너무 시커매...

저- 아래 반짝반짝 빛나는 삿포로 돔 (후쿠즈미 역에서 도보로 갈 수 있어서 돌아가는 길에 들러보려고 했으나 피곤해서 결국 안 감)

 

 

 

 

못 보던 것이 생겼다.

징기스칸 다루마의 양고기 굽는 철판을 머리에 뒤집어 쓴.. 양인가?

징기스칸의 징쿤이래.. 이런 캐릭터가 새로 생긴 모양이다.

 

양이 눈 앞에 있는데 징기스칸 다루마라니ㅜㅜ....

(그러고 보니 이번에도 징기스칸 다루마 못먹었어 ㅜㅜㅜ)

 

 

예전엔 저기서 보이즈비앰비셔스아저씨(?) 동상이랑 똑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었었는데, 이번에는 하지 않기로 한다 ㅋ...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었더니, 오는 관광객들마다 저기서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ㅋㅋ

 

한참을 앉아서 바람을 쐬고, 양 구경을 하고, 아무 것도 안하고 멍하니 있고, 그러다 일어났다.

 

 

그리고 여기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 그래서 사람이 거의 없다.

돌아가는 버스를 타는 쪽의 건물 뒤로 돌아 가면 이런 꽃밭이 나온다.

마침 웨딩 촬영 중.

 

전에는 해바라기가 잔뜩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라벤더가 잔뜩이다.

 

 

히츠지가오카 전망대에서 다시 역으로 내려가는 버스 시간표.

 

 

내려왔더니 6시..쯤 되었는데, 그제서야 밤샘의 피로가 몰려와서

바로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 옆 편의점에 들러서 좋아하는 푸딩(저 크림푸딩 진짜 너무 좋은 ㅜㅜ 바닥에 깔린 카라멜 시럽의 어쩐지 좀 저렴한 맛(?) 마저 좋아..)을 하나 사고,

홋카이도 한정이라고 되어있어서 야키소바 컵라면을 하나 샀는데,

 

이 야키소바 컵라면, 배신 당한 것 같은 맛이다.

 

나 야키소바 컵라면 좋아하는데.. 한정이라고 아무거나 사먹지 말지어다..

얘는 한 입 먹고 그대로 쓰레기통 행.

 

 

그리고 일찍 잠들었다.

다음 날 6시 50분에 출발하는 아사히카와 행 특급열차를 타려면 새벽 같이 일어나야 했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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